경험의 멸종 : 눈앞의 세상 대신, 네모난 화면만 보는 당신에게


롱블랙 프렌즈 K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이상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어요.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전부 무표정으로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었거든요. 익숙한 풍경인데, 그 순간만큼은 이상했어요. ‘우린 앞으로 이렇게 살게 되는 걸까’라는 찜찜함도 남았죠. 

저만 이런 생각을 한 건 아니더군요. 이런 장면을 두고 ‘경험의 멸종’이란 키워드를 붙인 학자가 있습니다. 이름은 크리스틴 로젠Christine Rosen. 미국의 싱크 탱크 기관 중 하나인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AEI 선임연구원이에요. 

크리스틴은 주장해요. “우리는 기술로 인해 인간만의 경험을 잃고 있다”고. 기술이 우리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준다는 시대에, 이런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책 『경험의 멸종』에서 인간다움을 강조한 그의 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 크리스틴을 화상으로 만났어요. 



크리스틴 로젠 AEI 선임 연구원

크리스틴은 20년 넘게 ‘기술의 의미’를 연구한 인물입니다. 1999년부터 AEI와 일하며, 디지털 기술이 우리의 기억과 관계, 주의력, 공동체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왔죠. 

그가 연구하면서 얻은 결론은 하나. ‘기술이 꼭 희망찬 미래만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거였어요. 가령 SNS는 관계를 넓히는 듯하지만, 실은 대화의 깊이와 유대감이 얕아지는 현상을 관찰했죠. 

위드 롱블랙